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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자기발견] Day+7 당신의 삶에 변화를 일으킨 세 가지 전환점은 무엇인가요? (7/30)

김둥기 2021. 2. 7. 20:21

Day+7 당신의 삶에 변화를 일으킨 세 가지 전환점은 무엇인가요?

1. 전공을 버리고 다른 직업을 찾다.

"평범하게 반복되는 삶은 싫어."

 내 인생에서 처음으로 '나'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할 시간을 가졌던 때는 대학교 1학년을 마치고 입대를 했을 때였다. 지금까지 정신없이 정해진 길을 걸어온 나. 대학에 가기 위해 공부를 했고, 그 시간에 대해 스스로 보상을 하듯 대학교 1학년은 최선을 다해 놀러 다녔다. 그러다 입대를 했고 밤마다 내무반 침대에 누워 생각했다.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 사람일까?' 뭔가 지금까지와는 다른 것을 해보고 싶었다. 가만히 앉아서 공부를 해오던 나는 앞으로 이 전공을 직업으로까지 쭉 이어간다면 너무나도 심심하고 지루한 인생이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평소에 영화나 드라마를 좋아했고 거기서 나오는 배우들을 선망해 왔었기에 마음을 먹었다. '그래, 연기를 해보자!' 나는 그렇게 전역할 때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마지막 휴가 때 연기학원을 등록해버렸다.

 그렇게 대학교 2학년과 휴학 1년을 포함해 2년가량 연기를 배우고 오디션도 보러 다녔다. 연기를 하는 게 좋고 재미있었지만 점점 고민이 되었다. '키도 크고 잘생긴 사람들이 연기도 나보다 잘하는 것 같은데 저런 사람들도 배우가 되는 게 너무 어렵다니... 나는 어쩌면 연기 자체를 좋아한다기보다 배우가 되어 빛나는 모습을 더 좋아했나 보다.' 그렇게 나는 얼마 안 가 연기를 접고, 두 번째 꿈으로 이 나라 저 나라 여행하는 직업인 승무원을 꿈꾸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무언가 깨달은 것이 하나 있다. '매일 같이 출근하는 삶보다는 좀 더 자유롭고, 재미있는 일을 하고 싶다!'

2. 친구를 통해 나의 현실을 깨닫다.

"나는 성장하고 있을까?"

 나는 그렇게 승무원이 되어 뉴욕에서 커피를 마시고, 바르셀로나에서 투어를 하고, 몰디브 해변에 누워 여유를 즐기는, 세계 곳곳을 누비는 자유로운 삶을 살게 되었다. 남들은 상사 때문에, 야근과 회식 때문에 힘들다던데 나는 그런 걱정 없이 나름 만족스러운 직장생활을 했다. 물론 매번 바뀌는 시차, 당시 비행기를 꽉꽉 채웠던 승객들 때문에 몸이 힘든 건 사실이었지만 크게 불만을 가지진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연락이 끊겼던 고등학교 친구에게 오랜만에 연락이 왔다. 오랜만에 우리 얼굴이나 한번 보자고. 안본지 거의 10년 가까이 된 친구였고, 당시 안 좋은 일로 연락을 안 하게 된 터라 안 나가려 했지만 다른 친구의 설득으로 그 자리에 나가게 되었다. 친구는 사업을 하고 있었고, 나도 들리는 소문으로 대충 알고는 있었다. '잘되면 뭐 얼마나 잘되겠어.'라고 생각했지만 내 생각과는 완전히 달랐다. 웬만한 직장인으로서는 불가능한 수준의 연봉을 벌고 있었고, 세상이 어떻게 굴러가는지에 대해 굉장히 많이 알고 미래를 착실히 준비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친구를 만나고 돌아오는 길에 나는 정말 생각이 많아졌다. '나는 지금 뭐하고 살고 있는 거지?' 안그래도 사회초년생들이 현실을 깨달아가면서 하는 고민을 나도 하기 시작했던 시기였다. '이 월급으로 어떻게 집을 사지? 재테크를 어떻게 시작해야 되는 거지?' 하며 고민하던 시기에 이 친구를 만났던 날은 나에겐 충격이었다. '내가 아는 사람들 중에서 창업을 해서 성공한 사람이 나올 수 있다니...' 나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당연히 누군가 나를 고용해줘야 한다고만 생각했지, 내가 나를 고용한다는 건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다. 스스로가 우물 안 개구리처럼 느껴졌다. '사실 생각해보면 나는 전 세계를 다니기 때문에 자유롭다고 착각했을 뿐, 정해진 날짜에 정해진 곳으로 가야만 한다는 건 자유롭지 못한 삶이 아닐까? 또 매년 벌 수 있는 돈이 정해져 있다는 건 얼마나 답답한 일인가! 나는 내가 벌 수 있는 돈, 내가 할 수 있는 능력에 한계를 두고 싶지 않다. 경제력, 능력 면에서 더 성장하고 싶다.'

3. 코로나19

"나는 무엇을 잘하는 사람일까?"

 안 좋은 일은 왜 항상 한꺼번에 찾아오는가. 월급쟁이 직장인으로 살아가야 하는 팍팍한 현실에 대한 고민을 하던 나에게 '코로나 19'라는 악재 중의 악재가 터졌다. 직업 특성상 치명타를 면치 못했고, 기약 없는 휴직을 하게 되었다. '하... 내년이면 나도 서른인데, 열심히 모아도 모자랄 판에 평소의 반도 못 받다니...' 쉬는 것도 정도껏이지 뭐라도 해야겠다 싶어서 스마트 스토어도 해보고 컴퓨터 학원도 다녀보다가 지금은 유튜브를 하고 있다. 유튜브를 하고는 있지만 사실 아직도 콘텐츠에 대한 확신을 못하고 있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걸 사람들이 궁금해할까? 나는 왜 이렇게 평범하고 잘하는 게 없지?!' 이제 와서 새로운 뭔가를 배우고 시작하면 늦을 것 같고 빨리 돈을 벌어야 할 것 같은 조급함에 하루하루가 지나가는 게 너무 겁이 났다. 21살에 하던 고민을 지금 또 하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 비참했다. '내 것'에 대한 확신이라도 있어야 당장의 성과가 없다고 하더라도 꾸준히 밀고 나갈 텐데 그러지 못하고 있는 스스로가 답답했다.


 세 번의 전환점을 거치면서 다시 처음으로 되돌아온 것 같은 이 기분은 썩 유쾌하진 않다. 물론 처음엔 '어떤 직업을 가질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했고, 지금은 '내 직업과 병행할 다른 일'을 찾는 중이라는 점에서 다르다. 직업이 이미 있기에 더 편안한 마음으로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오히려 내 직업을 지켜야 하기 때문에 선택할 수 있는 것에 한계가 있다. 내 얼굴과 직업을 노출하지 않는 선에서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건 정말 애매하기 때문이다. 남들보다 앞서는 정보나 지식 혹은 남들보다 잘하는 특기가 있지 않는 한 소비자에게 선택받기는 정말 어렵다. 

 현재 독서와 한 달 자기 발견을 통해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것에 대해 찾아가고 있다. 처음엔 단순히 <책상으로부터 자유로운 삶>을 꿈꿨고, 그다음엔 친구를 통해 <경제적으로 자유로운 삶>에 대한 생각의 전환을 맞았다면 지금은 <내가 좋아하는 것을 업으로 경제적 자유 이루기>라는 생각의 전환을 맞았다. 문제는 아직 '나만의 콘텐츠'를 찾았다는 확신이 없다는 것. 이 문제에 대한 답을 꼭 찾아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