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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자기발견] Day+6 당신의 가치관에 영향을 미친 하나의 메시지는 무엇인가요?(6/30)

김둥기 2021. 2. 6. 20:13

Day+6 당신의 가치관에 영향을 미친 하나의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아... 나는 뭐 잘하는 것도 없고, 끈기도 없고..."

 불과 얼마 되지 않은 이야기다.

작년 여름, 코로나로 이제 막 휴직에 들어간 나는 이게 얼마만의 휴식이냐며 열심히 게임을 하며 살았다. 그러다 게임하는 것도 지겹고 뭔가 할 게 없나 싶어서 그때 한창 붐이 일었던 스마트스토어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나름 열심히 알아보고, 사업자 등록도 하면서 쉬는 동안 또 하나의 수입원을 늘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기대를 갖고 열심히 했다. 하지만 남의 물건 떼다 판다는 일이 쉽지 않았다. 눈에 띄는 성과도 없을뿐더러 무엇보다 애써서 남 좋은 일 해주는 것 같다는 생각에 몇 달도 되지 않아서 하고 싶지 않아 졌다. '내가 왜 남의 물건을 이렇게 열심히 팔아줘야 하지? 이거 뭐 얼마나 남는다고..?'

 

 사실 코로나가 터지기 전부터 해오던 공부가 있었다. 부동산 경매.

취업 후 일에 익숙해지고, 여러 나라를 오가며 신나게 놀기 바빴던 일이 년이 지나고부터 슬슬 재테크에 관심을 갖던 차였다. 예적금보다는 공격적이면서 주식보다는 변동성이 작은 부동산에 관심을 갖고 책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공부를 할수록 내가 할 수 있는 게 맞나 싶었다. 외출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에게 이 집 저 집 다니면서 조사를 해야 하고 무엇보다 사연 있는 사람들에게 아쉬운 소리를 해야 하는 것이 막막하게 다가왔다. 그러다 코로나가 터지고, 부동산 대책으로 정부에서 부동산 투자를 규제하는 쪽으로 정책을 내면서 관심이 사라졌고, 스마트스토어를 하게 된 것이었다.

 

 부동산 경매와 스마트스토어를 하다가 포기한 데다가 휴직으로 너무나도 많아진 시간과 줄어든 월급 때문에 자존감이 많이 낮아진 상태였다. 그래도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아서 영상편집과 포토샵 등을 배우러 다니긴 했지만 이걸 활용해서 뭘 해야 할지 목적도 불분명한 상태로 다니고 있었다. 몸은 편하고 좋은데 마음은 조금씩 불편해졌던 나는 태어나 처음으로 자기 계발서 같은 책들을 찾아 읽기 시작했다. 전공이나 부동산처럼 특정 정보를 얻기 위한 목적 말고는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책을 읽기 시작했다는 건 나에게 꽤나 의미 있는 일이었다. 그러다가 <스무 살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이라는 책을 접하게 되었는데 그 책에서 전하는 메시지가 나에게 큰 위로와 용기를 주었다.

"불확실성 안에 큰 성공이 숨겨져 있다. 성공하려 하지 말고, 오히려 실패하려고 노력하라."

 지금까지 나는 인생에서 딱히 실패라는 걸 해본 일이 없었다. 대학도 나름 좋은 곳에 재수 없이 들어갔고(애초에 미친 듯이 원한 곳도 없었지만), 취업도 원하던 곳에 첫 지원에 붙어버렸기 때문이다. 어쩌면 나는 이 사실에 스스로 도취되어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이 말은 곧 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내가 너무 나 자신에게 쉽게 만족하고 있는 것 아닐까?' '힘든 게 싫어서 내 능력을 넘어서는 일에 대해서는 애초에 도전하지 않으려고 했던 게 아닐까?' '그러다 보니 당장의 성과가 없는 무언가에 끈기 있게 물고 늘어지는 것에 취약한 게 아닐까?'

 

 지금부터는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새로운 무언가에 관심을 갖는 건 잘하고 있어. 근데 너무 금방 포기하잖아.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뭔가 당장 불확실해 보일 때, 너무 금방 포기해 버리지 말자.'

 신기하게도 이후로 우연히 읽게 되는 책들에서도 이런 내용이 자꾸만 이어졌다. 유튜브에서도 나에게 이런 메시지가 담긴 영상들을 자꾸만 추천해줬다. (알고리즘이란..)

 

 물론 지금도 이게 내 길이 맞는 건지, 아무 소용이 없으면 어쩌지 하면서 막막해질 때가 있다. 지금은 유튜브 채널 운영에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는데, 이라는 유튜브 내에서 인기가 없는 소재를 다루다 보니 열심히 기획하고 편집하고 올려도 반응이 없어서 허탈할 때가 많다. 하지만 원래 같았으면 지금쯤 포기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실패하더라도 실패한 이유에 대해서 알고는 실패해야 할 것 같아서, 조금 더 '잘' 실패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아직까지도 "너무 확실하면 재미없잖아~"라는 우스갯소리에 공감이 되진 않는다. 지금껏 확실하지 않다고 느낀 순간, 확실한 곳으로 방향을 틀어버리는 것에 맞춰져 살아왔기 때문이다. 내가 처음에 뭔가를 시작했을 땐,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그것을 믿고 조금씩 조금씩 불확실성에 대한 내성을 키워내 보자.